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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는 마녀사냥의 시작! 국립극장 엔톡 라이브 플러스 NT Live <시련> 프리뷰
"압도적이고, 음울하게 아름다운 작품" 안녕하세요. 국립극장입니다! 국립극장은 해외 명품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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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부족한 상상력의 한계로 인해서 시련의 작품 속 그 시대를 떠올리기가 어려워서 그동안의 작품들 중에서는 시련을 읽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통한 다양한 미디어, 대중매체들을 통해서 학습을 해와서 조선시대나 고려시대 등의 익숙한 배경이나 과거 시대등에 대해서는 의복이나 생활방식을 얼추 알 수 있어서 그 시대의 작품을 읽는데 상상하기가 쉬워서 읽기가 좀 더 수월했지만 이번 작품인 시련에 대해서는 그 시대의 미국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않아서 극본을 읽으면서 조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번 연극을 보고 나서야 그 당시의 의복양식이나 생활 양식과 함께 극 속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비로소 “아 이게 이러한 장면이었구나” 하고 알 수 있었습니다.
제 목표가 게임의 전체적인 컨셉을 만들고 그것을 지휘하는 게임 디렉터인 만큼 이번 연극에는 연출 쪽에 비중을 두고 보았습니다. 연극에서 인상적이었던 연출들로는 위에서 물을 뿌려서 화면전환을 시킨 것, 오프닝때 소녀들이 관객들을 바라보지 않고 등져서 교회 예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해서 관객들도 이 예배에 참여하는 것처럼 연출한 것, 극 중 주요 인물들이 대사를 할 때 다른 배우들은 한걸음 물러나서 관객들이 대사하는 배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고 눈에 띄었습니다.
배우들에 대해서는 대본을 읽으면서 존 프락터를 우유부단하고 호리호리한 약간 젊은 아저씨로 생각했는데 연극에서는 나이가 좀 나이가 있고 고집 있어 보이는 완고해 보이는 아저씨여서 생각한 것과 달라서 신기했지만 연극을 보다 보니 이쪽이 좀 더 존 프락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연극을 본 사람이라면 다들 아비게일 배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할 것 같은데 저 역시 제일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아비게일이었습니다. 배우분이 매우 뻔뻔스럽게 그러면서도 무대를 휘잡아서 대사와 연기를 하면서 그 배우가 세일럼 마을에서도 그러했듯이 연극에서도 그녀가 주도해서 연극을 이끌어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텍스트로만 보았을때는 느끼지 못햇던 뻔뻔함과 사악함에 진짜 한 대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였습니다.
또 패리스 목사와 존 헤일 목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등장인물을 볼 수 없었지만 연극을 통해서는 그 중에서도 특히 표정, 몸짓을 통해서 등장인물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가 패리스 목사 연기를 너무 잘해서 텍스트 만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자식의 건강보다 본인의 목사로서의 지위를 더 생각하는 모습이 잘 드러났고, 그의 뻔뻔함과 어리석음을 연극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존 헤일 목사는 텍스트로만 읽었을 때는 순수하게 악마를 찾으려고 왔다는 느낌을 받기가 조금 어려웠었는데 헤일 목사가 늦은 밤에 존 프락터네로 와서 아내를 심문을 하다가 본인이 생각하기에 마녀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존 프락터의 아내가 고발되어 끌려가자 텍스트로는 알 수 없었던 그 당황해서 흔들리는 표정연기를 보고 후반에 존 프락터를 빼주려고하는 것에 더 납득이 가고 등장인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레베카 너스, 메어리워런등의 등장인물들도 배우를 통해서 대사를 들으면서 등장인물에 대해서 입체적으로 바라보면서 상황이 더 이해되고 등장인물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이렇게 입체적으로 좀더 생동감있게 인물들을 보면서 대본을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옆에 앉은 관객은 존 프락터가 죽으려고 할 때 우시던데 저는 아내와 존 프락터가 대화하는 장면에서 존 프락터의 “한번의 실수로 나를 판단한다”, “그동안 당신의 그 눈초리 때문에 힘들었다, 눈치를 많이 봤었다” 등의 대사를 아내에게 하는 모습을 보고 대본을 읽을 때는 이러한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뻔뻔함이 더 잘 느껴져서 죽을 때도 아내 두고 바람 핀 사람을 너무 미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본을 읽을 때보다 연극에서의 분위기, 시간과 배경이 더 살아나면서 소녀들의 광기에 휩쓸린 마을이 좀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도 더 시련이라는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소설이나 각본과 같이 텍스트 만으로는 작품을 온전히 이해한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번기회에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가서 연극을 보러 가기 전에는 아 어차피 각본으로 한번 읽어서 연극으로 보면 지루하지 않을 까 싶었는데 제가 생각한 연극의 등장인물들과 어 저 사람은 내 생각과 비슷한데 저 사람은 내가 생각한 모습과 다르네 하며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와 함께 신기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서 더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저 혼자 연극을 보는 것과는 달리 단체 관람을 통해서 보는 것의 특징은 여러 사람들의 리액션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옆에 리액션이 풍부한 분이 앉으셔서 생생한 반응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연극에서 진지하게 배우들이 마녀처럼 하늘을 날아다녔냐고 목사에게 붇는 장면에서 사람들이 웃었던 것이 있습니다. 저도 등장인물들처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게 웃긴 장면으로 느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했던 것은 영국 국립극단에서 하는데 배경이 미국 개척시대라서 등장인물들이 과연 미국 어투를 쓸까 아니면 영국 어투를 쓸까? 호기심을 가지면서 연극을 보았는데 거의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극의 시작이 교회에서 시작해서 예배 중에 잠깐 딴짓을 한 아비게일을 목사가 때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교회의 힘이 강한 마을을 나타내는 인상적인 오프닝이었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 장면이 끝나자 소녀들이 일어서서 돌아가면서 무대 소품을 치우며 배경설명을 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게임이나 영화를 만들 때 꼭 한 번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 소품으로 사용된 의자를 치우며 무대 뒤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 소녀들이 앉아서 등장인물의 반응에 따라 덜덜 떨거나 하는등의 리액션을 하다가 차례가 되면 그곳에서 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지난 수업 때 배운 그리스 연극에서의 코러스가 생각나기도 하였습니다.
연극은 재미있었지만 연극 외적으로 녹화된 연극을 다같이 관람하는 것에 대해서는 영화보다 낮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연극의 최대 매력은 실시간으로 연기하는 배우를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는 현장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녹화하게 되면서 그러한 현장감이 사라지게 되고 관객이 제한된 시야에서 바라볼 거를 이미 상정하고 찍는 영화와는 달리 본래에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지만 이를 단순하고 제한을 두는 카메라로 연극을 바라보면서 영화보다 못한 콘텐츠가 되어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연극이 시작되기로 한 8시가 되었는데도 영국국립극단의 온라인 사이트와 다른 공연에 대한 광고가 계속 나오면서 또다른 돈벌이 수단 작품이 아니라 돈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느껴져서 조금 보기 안 좋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에 연극을 보고 있는 관객의 모습은 잡히지 않았지만 기침소리나 웃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크게 나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여담으로 연극 상영시간이 3시간 정도인데 중간에 15분의 쉬는 시간이 있는 것보다는 몇 년전 히트했던 여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러닝타임도 3시간 정도였는데 인터미션 없이 상영했던 것처럼 그냥 바로 상영하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립극단에는 처음 가보게 되었는데 남산 근처라는 생각치도 못한곳에 있어서 신기했고 시설도 깔끔하고 안내해주시는 분도 친절한 점이 좋았습니다. 다음에 끌리는 연극이 이곳에서 상영된다면 또 보러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녹화된 연극을 단체로 관람하고 온다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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