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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국립극단 [조씨고아, 북수의 씨앗] 등장인물 18세기 유럽에 소개된 이후 ‘동양의 햄릿’이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아온 『조씨고아』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허구를 덧붙여 재구성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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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고아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 조씨고아 – 복수의 씨앗을 보았습니다. 부제가 추가된 만큼 원작과는 제법 다른 요소들이 있었고 이러한 달라진 부분들이 작품감상에 어떠한 효과를 주었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느낌이 달라지게 되었는지에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우선 극 전체적으로 극의 분위기가 우스꽝스럽고 등장인물들이 천연덕스럽고 능청스러워졌습니다.
극 전체적으로 좀 더 현대사람들이 보는 것에 맞추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대표적으로는 극에 등장하는 곡들이 좀더 우리나라의 타령이나 민요와 같은 느낌으로 바뀌었고 대사도 수정이 되어서 좀더 우리나라 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딱딱한 원작에 비해 대사들이 좀더 현대 사극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변경되어서 좀더 가볍게 관객들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배경과 소품을 적게 사용하여 등장인물, 배우들의 입을 통해서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 이제 이곳에 도착했다” 라거나 “이제 20년이 지났어” 등 배경의 묘사를 등장인물들이 셀프로 상황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극에서 동물을 어떻게 묘사할지 궁금했는데 극에 등장하는 신오나 말 모두 사람이 연기를 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신오의 경우 영물 취급을 해서인지 등장인물과 대사를 주고 받거나 동물의 묘사를 대사로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ex. 으으 신오 배고프다)
연출 중에서는 커튼을 사용한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을 소품으로써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열려있는 커튼 뒤에 조명을 쏘아서 문이 열려 있는 묘사를 하였고 이를 커튼을 닫음으로써 빛을 차단하여 문을 닫았다는 연출을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원작과 연극과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묵자”일 것입니다. 묵자는 연극 중간중간에 등장하여서 어떤 때는 배경, 어떤 때는 소품역할을 하여서 작품의 생동감과 분위기를 알리는데 도움을 주었고 특히 주요한 역할은 부채를 통해서 등장인물의 죽음을 알리는 역할입니다. 이를 통해서 등장인물이 확실하게 죽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묵자를 보면서 일본 가부키에 나오는 쿠로코가 생각이 났습니다. 묵자와 마찬가지로 연극에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캐릭터처럼 취급하며 들러리로 무대장치를 조절합니다. 그래서 가부키에서 참고한 캐릭터 인 것 같다는 생각이 연극을 보면서 들었습니다.
원작과 연극의 또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원작이 충에 대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번 연극의 주요소재는 복수의 허망함과 무상함입니다. 또한 원작과 달리 원작을 현대의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서 진행되어서 원작에서 납득과 이해가 어려운 두가지 큰 요소 첫번째로는 자기자신 대신 은혜를 입은 집안의 아이를 살리는 것과 두번째로는 그 사실을 모르고 20년동안 살아온 조씨고아에게 갑자기 복수를 하라는 것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연극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주와 정영의 처의 비중이 원작보다 늘어났습니다. 정영도 아이가 생겨서 정영의 처와 함께 즐거워하는 장면, 공주의 한탄과 독백장면, 정영도 쉽사리 공주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고 망설이는 장면, 아이를 희생하려는 정영과 정영의 처간의 갈등 등 이러한 장면들이 추가되거나 늘어나서 이러한 고민하고 망설이는 모습들의 추가로 원작보다 좀더 캐릭터들이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러한 늘어난 즐거워하거나 망설이는 인간적인 모습들을 통해서 비극성과 슬픔, 허망함이 더 강조되었습니다.
소설에서는 읽을 수 없었던 소설 뒤 비하인드의 내용도 연극을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본인자식이 죽고 조씨고아를 돌려받았을 때 아이를 내팽겨칠까? 갈등하는 정영의 처의 행동과 표정, 20년이 지나 복수를 완수했지만 허망하게 느껴지고 지난 과거의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정영의 모습 등 소설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표정과 모습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연극에서 인상적이었던 캐릭터 중 하나는 정발일 것입니다. 영웅적 임무인 복수를 완수해야하는 캐릭터이자 의젓하고 영웅적 캐릭터일줄 알았던 정발이 처음 등장했을 때 촐싹대고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모습에 엄청 실망했었습니다. 또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출생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도 집중하지 못하고 천진난만하게 딴짓을 하는 모습에 “아…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진상을 알게 되고 복수심에 불타서 어둡게 변한 정발의 모습을 보자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대사로는 1부의 끝 대사가 도안고의 “웃어라 정영아”라며 본인의 아이를 희생시킨 정영보고 웃으라고 강요하는 장면으로 끝이 나게 되는데 연극 2부의 끝 대사도 조씨고아가 복수를 완수하고 “이제 웃으세요 아버지” 라며 복수가 끝났지만 허망함을 느끼는 정영에게 웃음을 강요하는 대사로 끝나서 극중 주요 인물들에게 끌려다니는 정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요 소재가 복수의 허망함으로 변경된 만큼 복수도 싱겁게 끝나게 됩니다. 복수가 시원시원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덧없음, 허망함을 느낄 수 있으며 도안고도 정영이나 조씨고아의 손이 아니라 왕의 손의 맡겨서 죽게 되면서 직접적으로 죽는 모습도 또한 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도안고가 죽기 전 정영에게 그래서 “복수하느라 20년동안 고생했다. 그런데 너에게 뭐가 남았냐? 그 동안의 너의 삶은 무엇이었냐”고 물어보면서 찝찝한 맛을 남깁니다. 또한 사실 도안고의 조씨일가를 죽이는데 일조한 왕도 조씨일가의 복수가 아닌 그동안의 도안고에 대한 잘못에 대해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왕에게 대들은 명목으로 도안고 일가를 몰살하는 것과 함께 “그때는 내가 철이 없어서 미안” 등의 대사와 노망이 난 듯한 행동, 억울하게 죽은 조씨 일가에 대해 제대로 미안하다고 말하지도 않고 정영이나 조씨고아가 누군지도 몰라보면서 씁쓸함과 답답함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원작을 바탕으로 연극을 만들면서 원작을 다른 입장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재해석이긴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지나친 원작의 훼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의식을 바꿈으로써 원작이 가진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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