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뷰] 연극 "오셀로" 관극보고서
[VIEW POINT] 추악한 욕망에 스러지는 고결한 영혼, 토월정통연극 시리즈 <오셀로>
[BY 예술의전당] 무대, 연기, 질투… 예술의전당에서 <오셀로>를 보며 생각했습니다.연극 하면 가장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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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연극처럼 실제 상영중인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 녹화한 것을 보았는데 저번보다 더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처음 시작할 때 배역과 배우이름이 나오는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저번 녹화된 연극과는 달리 관객의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또한 더 직접적으로 카메라 워킹을 사용해서 주목하고자 하는 사람을 찍는 것에서 더 나아가 주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의도적으로 초점을 주거나 흐리게 한다거나 배경을 흐릿하게 한다든가, 쓰러져 있는 사람의 모습을 낮게 촬영을 하여서 좀더 카메라가 직접적으로 개입이 되어 촬영이 된 이것을 연극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와 이 연극을 녹화한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오셀로를 연기한 박호산 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나에게는 박호산 배우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나오는 문래동 카이스트 그 혀 짧은 소리를 하는 익살스러운 아저씨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원래부터 연극배우를 오래했다고만 들었었는데 진짜 그 이전의 웃긴 모습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셀로 연기를 너무나도 잘했다.
그리고 이 연극의 제목을 이아고로 바꿔야된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이아고역을 맡은 손상규 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손상규 배우의 연기에 몰입되어서 와 나라도 저러면 속겠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고 이아고역을 맡은 배우가 오셀로 극의 진행과 분위기를 이끌어야 해서 어려웠을 것 같은데, 진짜 대단하게 수행한 것 같았다. 이아고를 보면서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저런 이아고 같은 사람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배우 전체적으로도 다 연기를 잘했고 전달력과 발성이 좋아서 대사 하나하나가 또박또박 잘 들리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연극에서의 오셀로는 배경을 좀더 현대로 오면서 배우들이 모두 현대시대에 맞는 의복을 입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거의 대부분 군복이 아닌 깔끔한 양복을 입었고 무기도 권총이 등장하는 등 내가 알고 있던 오셀로는 중세시대 배경이었는데 조금 변형이 되면서 질리지 않고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피부색에 대해 이전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시대라서 검은 유색 인종이 주요 아이덴티티인 오셀로를 블랙페이스를 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좀 덜 와닿을 수 있어서 아쉽긴 하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무어인 오셀로라는 대사와 나이차이가 많다는 묘사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극의 시작이 욕설로 시작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텍스트로만 보던 등장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면서 대사를 하고 배경도 눈에 보이면서 더 상황에 몰입하고 캐릭터에 대해서 더 와닿았던 것 같고 감정도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로데리고에 대한 연기가 재미있었다. 텍스트로 읽었을 때는 참 바보같이 이용만 당하는 캐릭터구나 하고 느꼈는데 연극에서 로데리고가 좀 어벙하게 나오면서 계속 이아고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모습이 나와서 아 저런 캐릭터여서 계속 휘둘렸구나 하고 납득할 수 있었다. 감정 중에서는 특히 안타까운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좀더 둘이서 대화를 나눠보면 이런 일을 없었을 텐데 오셀로가 아내를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그 자신에 대해서는 자존감이 낮고 콤플렉스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아서 너무 아쉽고 안타깝게 느껴진 것 같다.
배우들의 감명 깊은, 좋은 연기와 함께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대장치였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조명을 크게 밝히지 않아 어두운 배경에서 주요 등장인물 정도만 보이게 만들어서 극의 분위기를 어두침침하고 불안하게 만든 것이 그동안 관중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밝게 만든 연극 무대와 달라 인상적이었다.
또 신기했던 무대장치로는 비 떨어지는 무대효과가 있었다. 그동안 파도나 물이 나오는 환경을 묘사할 때 안개효과 정도만 봐왔었는데 이번 연극에서는 바닥에 방수포를 깔아서 실제 비가 올 때처럼 위에서 물을 떨어뜨려서 비가 오는 효과를 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어? 바닥에 스크린을 깐 건가? 싶었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계속 신경 써서 바라보니 실제 물을 떨어뜨려서 고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또다른 인상적이었던 무대효과는 조명을 통해서 스테이지를 구분이 되게 만든 것이었다. 등장인물이 뒤에서 걸어오는 것을 표현할 때는 무대에서 뒤쪽부분에 조명을 주어서 뒤쪽이 보이게 만들었고 앞에서 등장인물들이 이야기할 때는 앞쪽 부분에만 조명을 주고 많은 사람이 등장할 때는 두 구역 모두에 조명을 주어서 배경이 넓어 보이게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조명을 통해서 두 구역이 구분되게 만든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보아서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은 주요 인물들(오셀로, 이아고 등)과는 달리 데스데모나가 하얀 옷을 입게 하면서 그들과는 대비되는 순수한 캐릭터라는 것을 옷을 통해 묘사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오셀로 연극을 영상으로 보고 다양한 작품의 연극으로 감명 깊었던 배우들의 연기와 인상깊었던 무대장치들을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