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K] How Nintendo Solved Zelda's Open World Problem | 닌텐도가 젤다의 오픈월드를 해결한 방법
들어가며: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이 등장하기전 오픈월드 게임의 표준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파크라이 시리즈"와 같은 유비소프트의 게임들이었다.
야숨의 등장이후로 게임업계에 큰 영향을 주었고 오픈월드의 표준이 야생의 숨결이 되어서 많은 게임들이 이를 따라하고 있다.
왜 둘은 비슷한 오픈월드 게임인데 차이가 날까? 왜 유비식 오픈월드는 질린다는 사람이 많지만 야숨식 오픈월드는 질린다는 사람이 적을까?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오픈 월드를 만드는 동시에 스토리를 진행하는 핵심 장소로 유도하는 방법은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는 닌텐도가 그들의 첫 오픈 월드 게임인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만들 때 마주한 가장 큰 도전이었다.
닌텐도는 플레이어가 '자유'와 '모험'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NES의 첫 번째 젤다 게임 이래로 이런 시도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플레이어가 항상 '젤다 공주의 구출'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진행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이를 모두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닌텐도의 시작은 엉망이었고, 플레이테스트는 여러 번의 대실패를 겪은 후에 마침내 오늘날 우리가 아는 게임이 완성되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오픈 월드 게임에서의 탐험'이라는 것에 대해 새로운 사고를 심어준 게임이다. 닌텐도는 이 고난했던 개발 과정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는데 바로 2017년 일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진행했었다.
강연에 대한 여러 글을 모아서 영어로 번역했고, 인터넷 아카이브를 이용해 잃어버린 슬라이드를 발굴했습니다. 그리고 모션 그래픽을 통해 슬라이드에 생동감을 불어넣었고, 오래된 스크린샷은 AI 업스케일링으로 되살렸다.
이번 내용은 닌텐도가 '야생의 숨결'에서 가장 큰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이번 GMTK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CZzcVs8tNfE
내용:
닌텐도는 하이랄의 거대한 세계 지도를 제작하고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플레이어를 핵심 장소로 유도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첫 아이디어는 '점과 선' 시스템이었다.
'점'은 시커 타워를 의미한다. 땅 위로 드높이 솟아오르는, 네온 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탑이다. 멀리서도 잘 보이고, 플레이어에게 큰 이익을 제공한다. 꼭대기에 도착하면 지도에서 거대한 구역을 드러내주는데 15개 정도의 시커 타워는 플레이어에게 명확한 웨이포인트로 작동하며 맵 주변에서 안내 표지판 역할을 한다.
'선'은 타워 사이의 경로를 의미한다. 닌텐도는 이 '선'을 따라 다양한 이벤트를 배치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타워를 향해 걸어가다 보면, 등장인물이나, 몬스터 야영지, 기타 좋은 것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대실패했다. 안내 시스템 자체는 잘 작동했지만... 너무 잘 작동했다. 플레이테스터는 선형적 경로에 갇혀 있다고 느꼈고, 타워를 향하도록 강요받는 것 같다고 느꼈다. 많은 인원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가이드라인에 갇혀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그 선에서 벗어난 사람은 그냥 길을 잃거나 탐험할 가치가 있는 것을 찾지 못했다.
→ 유비소프트의 여러 게임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했다. 닌텐도는 플레이테스터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사람들이 어디를 탐험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히트 맵(Heat Map)을 만들었다. 닌텐도는 플레이어가 완전히 다른 두 그룹으로 나뉨을 발견했다. 약 80퍼센트는 충실하게 주요 경로를 따라 타워에서 타워로 이동했으며 나머지 20퍼센트는 완전히 제멋대로 돌아다녔다. 어느 쪽도 닌텐도가 생각하던 플레이스타일과는 전혀 달랐다.
그래서 닌텐도는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항상 시커 타워를 향하도록 유도하는 대신, 플레이어가 굉장히 다양한 랜드마크와 흥미로운 장소로 유도해서 맵을 돌아다니게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사당, 마구간, 몬스터 야영지 등이 있다.
이제 닌텐도는 플레이어를 이런 장소로 유도하게 되었다. 나방이 불꽃으로 이끌리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먼저 각 지역이 명확한 이익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사당을 공략하면 체력이나 스테미너가 증가하고, 몬스터 야영지에서는 많은 무기를 주울 수 있다. 마구간은 처음에는 말을 등록하는 곳이었지만, 닌텐도는 회복 침대, 상점, 소문이나 사이드 퀘스트 NPC를 추가해 훨씬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었다.
다른 지역은 거기에 존재하는 자원 때문에 가치가 있다. 닌텐도는 일부러 하트 같은 간단한 회복 아이템을 제거하였다. 플레이어는 숲 속으로 들어가 버섯을 찾거나 동물을 사냥해야 한다. 루피도 매우 드물게 제공해서 플레이어는 적극적으로 산이나 채굴장에서 가치 있는 광석을 채굴해서 상점 주인에게 팔아야 한다.
닌텐도는 이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도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예를 들어, 시커 타워는 거대하고 눈에 잘 들어오지만 작은 랜드마크는 그렇지 않다.
닌텐도는 그것들이 멀리서도 혹은 높은 곳에서 잘 보이게 해야 했다. 사당은 독특하고 빛나는 형태를 갖게 되었고 캠프파이어는 높이 올라가는 연기를 내뿜게 되었다. 몬스터 야영지는 거대한 해골 모양 바위 주변에 지어진다. 마구간은 거대한 나무 말 조각상 모습이다.
문제는, 시커 타워는 한번에 한두개만 한 화면에 들어오겠지만 작은 랜드마크는 인근에 수십 개가 존재할 수 있다. 오픈 월드 게임에서 '수많은 선택지'는 플레이어를 압도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닌텐도는 '삼각형 규칙'을 만들었다. 닌텐도는 하이랄의 지형과 풍경을 '삼각형'으로 이루어지도록 디자인하였다. 언덕, 산, 피라미드, 원뿔 모양 바위 등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월드 디자인에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거대한 산을 마주쳤다면 플레이어는 산을 오를지 돌아서 갈지 정해야 한다. 탐험 중에 무언가를 판단해야 하도록 만든다.
또한, 플레이어의 시선은 자연스레 삼각형의 꼭대기를 향하게 된다. 흥미를 끄는 장소를 정상에 배치하면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삼각형은 뒤에 있는 것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플레이어는 한번에 보이는 수많은 장소에 압도될 일이 거의 없다. 화면에는 매력적인 장소가 적은 수 만큼만 보일 뿐, 나머지는 언덕이나 산 뒤에 숨어있다. 하지만 이런 산을 지나가다 보면 뒤에 감춰져 있던 것들이 점차 드러나게 된다. 언덕을 오르든 돌아서 가든, 더 많은 지형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는 흥미로운 결과로 이어진다. 계속 새로운 장소가 나타남으로써 놀라움과 호기심이 계속 이어진다. 어떤 하나의 랜드마크를 향해 이동하다 보면 두 세 가지의 새로운 장소를 찾게 된다. 지평선에서 사당을 찾을 수도 있고 모퉁이에서 몬스터 야영지를 찾을 수도 있다.
특이한 모양의 바위, 산 정상에서의 경치에 대한미 등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항상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이끌리게 될 것이다. 새로 나타난 랜드마크에 이끌려 원래의 계획은 잊어버리고 새로 발견한 곳 향하게 된다.
탐험하고 나면, 아마도 원래 가려던 곳을 떠올리고 다시 향하려 하겠지만, 또다시 정신이 팔릴 것이다. 어떤 경우든, 이는 연쇄적인 반응을 만들어 낸다. 새로운 발견이 끝없이 반복된다. 랜드마크 순회 활동이나 마찬가지다.
자연스레 맵을 조금씩 돌아다니게 되고 중독적인 흥미가 이어진다. "와, 저게 뭐지?", "오! 저건 또 뭐야?", "와 저게 뭐야?" 그러다 보면 당신이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닌텐도가 처음부터 당신을 유도한 시커 타워에 도달하게 된다.
이제, '매력적인 랜드마크'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가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해진 경로로 이동하는 대신, 그저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랜드마크를 순회하며 이동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플레이어를 '야생의 숨결'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유도한다.
시커 타워만 찾아다니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플레이 방식을 강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흩어진 랜드마크를 이용한 접근법은 훨씬 더 자연스러워 보이며, 플레이어 주도적이다. 플레이어는 순전히 자신의 호기심에 따라 가고자 하는 장소를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된다.
각 장소의 유도 매력은 플레이어의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힘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타워나 마구간보다는 사당과 몬스터 야영지가 훨씬 더 매력적일 것이다. 그리고 밤이 되면, 특정 장소는 더 눈에 띄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제 플레이어는 더 이상 특정 랜드마크나 목표에 속박당하는 느낌을 받지 않으면서도, 도달해야 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
닌텐도는 히트 맵에서도 이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자연스럽게 80/20으로 나눠지는 일은 생기지 않았고, 모든 플레이어가 닌텐도가 의도한 대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닌텐도는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장소를 자유롭게 탐험하면서 흥미대로 랜드마크를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모든 플레이어는 결과적으로 핵심 장소에 도달했다.
저 또한 이 점을 야생의 숨결을 플레이하면서 스스로 체감했다. 저는 정해진 대로 세상을 돌아다니도록 안내받는 느낌을 받지 못했으며, 제 흥미대로, 제 방식대로 탐험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중요 지역에 도달했고, 스토리대로 진행했다.
이것이 닌텐도의 첫 번째, 제대로 된 오픈 월드 게임이었다. 개발팀은 여기서 많은 것을 배웠다. 강연의 후반부에서, 닌텐도는 크기와 밀도에 대한 감각을 얻기 위해 Google Maps 데이터를 사용하여 링크가 닌텐도의 고향인 교토를 뛰어다니도록 하고, 일본의 유명한 히메지 성을 기어오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 실제로 야생의 숨결의 하이랄 대지의 크기와 실제 도쿄의 크기의 비율은 거의 비슷하다
또한, 대규모 팀이 하나의 맵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새로운 툴을 만든 과정도 설명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플레이어에게 특정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만들어낸 영리한 디자인을 통해 야생의 숨결 디자인에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했다.
마무리, 결론:
닌텐도는 안내와 탐험이 아름답게 균형 잡힌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왕국의 눈물'에서 한번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S)
저번 GMTK의 영상은 야숨이 출시되기 직전의 영상으로 초대 젤다의 게임 디자인을 분석한 영상이었는데 이번 GMTK의 영상은 왕국의 눈물이 출시되기 직전 야숨의 게임 디자인을 분석한 영상이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개발진이 본작에서 넣은 게임 디자인 요소를 설명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진짜 큰 충격에 빠졌다.
야숨을 진행하면서 오늘은 꼭 저 마을에 가야지 하면서도 길을 찾아가다가 샛길로 빠지게 되고 또 다른 퀘스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러한 플레이가 치밀하게 짜여진 설계라는 것을 듣고 처음에 엄청 소름 돋았던 기억이 난다.
그냥 넓은, 방대한 공간에 의미없는 오브젝트들 언덕이나 바위, 돌등을 배치한 것이라고 만 생각했었는데 플레이어의 시야를 어느정도 가릴지 고려해서 플레이어의 시선을 유도해서 그곳으로의 접근을 유도했다는 것을 알게되자 진짜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내용을 알고 야숨을 플레이해봐도 개발자들의 설계대로 시선이 유도되고 플레이 방향을 따라가게 된다.
후속작인 왕국의 눈물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이어져서 적용이 되는데 주요 스토리가 진행되는 마을로 가는 구간 사이사이에 지저로 가는 동굴이 있어서 그곳으로의 플레이를 유도한다거나 하늘섬을 날아다니다가도 그곳에 빛나는 오브젝트나 수상쩍은 시설물을 만들어서 그곳으로의 이동을 유도하는 방법들이 사용되었다.
괜히 역사상 최고의 게임이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들정도로 잘짜여진, 잘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